여보, 미안해..
아가야 정말 미안하다...
sorry도 잘 해야 한다는 게 정말 실감가는 상황이었다.
그 순간...제대로 첫 테이프를 끊지 못했다.
그래서 난 지금 휴가를 신청하련다.
이제 12월...제법 휴가가 남아 있지만, 휴가다운 휴가를 비로소 냈다.
물론 오후반차지만,
미리 집에 가서 아내의 손을 잡고 들어가련다.
그 길을 다시는 혼자 가게 안 하려고 명심하고 또 명심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우리 아기...
아직 아내와 상의하지 않았는데, 오늘 들어가서 '태명'을 상의하려고 한다.
근데 혼자 지어보려고 했는데, 솔직히 너무 유치하다.
수요일에 만나러 가는데, 그래도 태명 정도는 지어놔야 하지 않을까?
솔직히 결혼 초에 아내가 몸이 많이 안 좋았다.
워낙 약골이었던데다가, 갑상선 항진증으로 약을 먹었다.
한동안 괜찮았고, 나름 이젠 아이가 생겨도 괜찮겠지 했고,
생김과 동시에 갑상선 수치가 안 좋다고 했다.
병원에선 저하 증세가 있다고, 약을 먹지 않으면 유산될 수 있겠다고 했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아주 중요한 검사 한 가지가 빠졌었다고 한다.
여하튼 중요한 건 아내와 아이 모두 건강했으면 간절히 바라는 거다.
그리고 애가 생겼을 때 난 처음으로 아기 이름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혜준"(은혜 혜, 준비 준) -- 아기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축복이고 은혜로 주어지는 것 같다. 나는 그 아이를 주님의 '은혜'로 생각하고,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나의 자녀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기도 중에 본 환상도 그러했고(이상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I'm sure)했고 분명(obvious)했다...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이제 그만 야근마치고 들어가야겠다.
p.s. 솔직히 아기를 위해, 아내를 위해 일기 형식의 글을 쓰겠다고 했는데 지금 보니 너무 성의없어 보인다.
나의 결심이 들어가지 않고 그냥 흐릿한 감상문 정도...
내일부터 다시 써야 겠다.
이른 아침 정신 맑을 때...